본문 바로가기

감정쓰는 날

카페

첫 사업이라 너무 설레었다

여자라면 누구나 꿈꾸던 카페를 하게된것이다
돈을 적게 벌어다 주던 많이 벌어다주던 상관없다

 그냥 카페를 하게 된것 자체가 너무나 행복했다
그리고 사랑했다

 

쉬지도 않고 매일 문을 열고
무엇을 해야 홍보가 될지 알아보고

메뉴를 늘리거나
사람들이 원하는 것을 찾아 다니고

공개적으로 장소를 협찬하기도 했다

 

내사랑을 듬뿍 받던 카페는

나에게 단골이라는 선물을 주었고 

점점 인지도도 올라가면서 매상이 좋아졌다

 

그런데 그럴수록 내 마음이 카페에서 멀어져갔다
잘하고 싶었던 마음이 독이 된것이다

쉬는 날에도 카페생각에 제대로 쉴 수 없었고

언제올지도 모를 손님을 기다리는 일에
점점 지쳐갔다

 

혼자 감당할수 없을 만큼 손님이 오는 날엔

내 느린 손이 주문을 따라 가지 못했다

 그러면서 주변에는 더 많은 카페가 생겼고
매상은 점점 하락했다


더이상 내가 이일을 사랑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았지만

내가 한 선택이 틀리지 않았음을
증명하려 꼭 부여잡고 놓지 못했다

계속해서 나를 희생해야 했고
그것은 더 큰 불평과 불만을 낳았다

 

그러던 어느 날 실수로 컵을 깨버렸다

손님들 모두 놀라서 내쪽을 쳐다보는데

나는 입을 꾹 다물고 아무말도 하지않았다

컵을 깬 내 자신한테 온갖 짜증과 원망을 하느라

죄송하다고 말할 생각조차 하지 못했던 것이다

 

그날 이후로

나는 나에게 상처를 주는 행동을 멈추기로 했다

 

연애와 일은 똑같다

너무 열정적으로 하면  결국 지치기 마련이다

그만큼 누군가는 희생하고 있다는 이야기니까

그리고 그 희생은 금방 이별을 불러온다

 

그렇게 카페와 이별했다

사랑했던 만큼 산산히 부서진 마음은

쉽게 아물지 못했고
다시 무언가를 사랑하기까지 꽤 오랜 시간이 걸렸다

 

 

 

'감정쓰는 날' 카테고리의 다른 글

좋아하는 것을 좋아하는 용기  (0) 2020.06.04
제주도  (0) 2020.03.29
기분이 가라앉을때  (0) 2020.03.25
내가 좋아하는 사람  (0) 2020.03.23
30분  (0) 2020.03.22